결국 文 대통령 나서게 만든 대장동 부실수사 [임도원의 BH 인사이드]

입력 2021-10-12 21:47   수정 2021-10-12 22:07

"성남시청 압색(압수수색)을 안 하는 이유가 혹시라도 뭔가 나올까봐 일까요, 안 나올까봐 일까요?"(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검찰의 수사에는 공통된 특징이 보인다. 자금은 추적하지 않는다."(권경애 변호사·'조국 흑서' 저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처음으로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장동 사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적극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있고, 그에 따라 국민의 비판 여론도 커진 결과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검·경 수사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야권은 연일 검·경의 부실수사를 성토하고 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장동 사건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즉각 성남시청과 경기도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지 않는다면 검찰과 수사지휘 라인에 있는 사람을 상대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직무유기죄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증거 인멸을 막기 위해서는 신속한 압수수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모든 증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성남시청과 경기도청에 대한 압색을 수차례 요구해왔는데, 검찰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친여 시민단체들까지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대통령은 지금 당장 전방위적인 강제수사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경실련은 "정치권 눈치보는 소극적 검경 수사로는 국민의혹을 해소하지 못한다"며 "지금까지의 수사로는 비리 의혹 관련자들의 해외 출국이나 증거인멸 등으로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될 수 없음을 국민들은 체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은 대장동 의혹이 언론에 불거진지 16일이 지나서야 첫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성남시청이나 경기도청에 대해서는 아직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 당시 창문 밖으로 던졌던 휴대전화를 경찰이 찾아내자 검찰은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화천대유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됐다는 금융정보분석원(FIU) 통보를 받고도 5개월간 사건을 묵혔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문 대통령 지시사항이 나오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문 대통령 지시사항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공교로운 것은 사실입니다.

"제대로 수사할 의지가 없고, 오히려 증거를 인멸하고 사건에 대해 입을 맞출 시간을 벌어주는 것 아닌가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수사결과로 답해야할 것입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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